[기자수첩]이재명 " 나로 인해 가족 형제들 고통받고 모멸받을 필요없다"

정순화 승인 2019.03.23 12:44 | 최종 수정 2019.03.23 12:49 의견 0


▲ 이재명 도지사

[메트로타임즈 정순화 기자]

이재명 지사는 지난 18일 열린 11차 공판에서 검사가 막내동생(이재문)에게 타이핑을 요구한 것에 대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심경을 밝혔다.


"가난했지만 성실했던 막내는 주경야독으로 중고등학교 검정고시를 합격했고, 환경미화원으로 힘들게 일하지만 지금도 열심히 책 읽고 공부합니다. SNS도 열심히 하고 인터넷 동호회 카페도 몇개 운영합니다. 콧줄에 의지하시는 어머니를 모시는 착한 동생입니다." 라고 했다.

정신질환으로 망가지고 정치로 깨져버린 가족 이야기, 숨기고픈 내밀한 가족사를 형이 재판받는 법정에서 공개증언하는 마음이 어땠을까.. 고양이 앞 쥐처럼 검사에게 추궁당할 때, 제 억울함을 증명한다며 법정에 부른 걸 후회한다고 말했다.


이지사는 또 "검사가 노트북을 들이밀 때 반사적으로 동생얼굴로 눈이 갔습니다. 순간적으로 보인 눈빛과 표정에 가슴이 덜컥했습니다. 숨도 쉬기 불편해졌습니다. 남들은 못 보아도 50여년 함께 부대끼며 살아온 우리는 뒷모습만 보고도 마음을 압니다." 라고 억장이 무너지는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대학만 나왔어도..환경미화원이 아니었어도 그랬을까..재판장의 제지가 있기까지, 타자 칠 준비로 노트북 자판위에 가지런히 모은 거친 두 손을 보며 눈앞이 흐려졌다고" 했다.

검찰조사를 받는 "제 형님에게 검찰은 심지어 ‘어머니가 까막눈 아니냐’고도 했고, 어머니가 아들 정신감정 신청서를 쓸 수 있었겠느냐는 뜻이겠지요. 화전민 아내가 되고 공중화장실을 청소하셨지만, 어머니는 일제강점기에 소학교를 졸업하고 혼자서도 억척같이 7남매를 키워내신 분이다. 가난과 궁상, 험한 삶의 상흔, 정신질환으로 인한 가족의 고통과 파괴는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다. 품격 있고 부유한 집안에도 눈쌀 찌푸릴 갈등과 추함은 있다." 고 검찰로 부터 인격모독을 당하는 형제들을 보면서 이지사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이 든다.


이지사는 이어 "제 선택이니 저는 감내하겠지만, 가족 형제들이 고통받고 모멸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시궁창 속에서 허덕이며 살아나온 우리 가족들의 치열한 삶의 흔적을 더럽다고 조롱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출신의 비천함과 가난한 과거, 아픔과 상처는 저나 가족들의 탓은 아니기 때문입니다.재판장 지시를 기다리며, 자판 위에 두 손을 올린 채 무심한 척 허공을 보라보던 막내의 속은 어땠을까..막내가 진심 어린 사과말이라도 한마디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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